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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기술愛
KOGAS-Tech Webzine

2020 VOL.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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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P, 최적의 방식으로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다

한유진 차세대정보시스템구축 추진반 반장

산업이 점차 고도화됨에 따라 효율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바로 효율이다. 한유진 반장이 여러가지 난관을 넘어 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여 차세대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한국판 뉴딜 정책에 부응하는 차세대 시스템인 K-ERP의 자세한 이야기를 지금 한 번 들어보도록 하자.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전산의 중요성을 알리다.

근대 산업화 이후, 효율성의 가치는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그렇다면 효율이란 무엇일까. 간략히 요약하자면,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최적화된 형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ERP 시스템이 주목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전사적 자원을 통합하여 관리하고, 부서 간에 공유함으로써 목표 이익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조정과 통제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ERP를 도입한다는 건, 최고의 성과를 창출해 내는 운영방식을 구축한다는 뜻이다.

한국가스기술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K-ERP 시스템이 타 공공기관의 ERP 시스템과 차별점을 갖는 부분은 바로 정부지침을 준수하는 한국형 ERP 시스템이라는 점에 있다. 기존 공기업에 도입된 대부분의 ERP 시스템은 외국형 시스템으로, 우리나라 정부에서 시행하는 정보화 지침에 부합하지 않는다. 따라서, 데이터 설계, 화면 디자인, 시스템 개발 환경 및 방법, 감리, 자료 보안까지 통틀어 정부지침을 100% 준수하는 완전한 한국형 자원관리시스템은 K-ERP가 유일하다는 말이다. 이러한 K-ERP가 탄생하게 된 계기에는 한유진 반장의 진심 어린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사다난한 지난 15년간의 노력을 상기하는 그의 표정에서 많은 감정이 묻어나오는 이유다.

“제가 처음 들어왔을 때가 1996년 5월이었습니다. 당시 전산 담당으로 본사기획부에 입사했는데, 근무 인원이 전산 대리님과 저, 둘 뿐이었어요. 체계적인 전산 부서가 없다시피 했죠. 그때부터 대리님과 함께 둘이서 전산실을 꾸려갔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직원들의 전산 교육을 위해 직접 교재를 만들어가면서까지 정말 부단히 노력했죠. 그렇게 98년 사내 인트라넷을, 99년에 이르러 복리후생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본격적인 웹 기반 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담당하게 됐습니다,”

한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한 사람에겐 자신만의 철학이 깃들기 마련이다. 한 일을 십 수년간 해오며 터득한 일종의 비결이라 해야 할까. 전산 실무책임자로서 정보화 및 정보보안 업무를 총괄적으로 관리하며 숱한 시행착오를 거친 그가 깨달은 게 있으니, 바로 시스템 구축이 성공하기 위해선 계발단계에서부터 철저히 사용자의 관점에서 업무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산 용어에는 이른바 Garbage In! Garbage Out! 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이는 슈퍼컴퓨터라 할지라도 잘못된 정보가 입력되면 그 결과물도 형편없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죠.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사용자의 관점에서 쉽게 입력하고, 또 한 번 입력된 정보는 여러 업무에서 동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더불어, 시스템 구축이 끝난 후 절차 혹은 규정 등의 업무환경 변화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영하여 현행화시켜주어야 하죠. 많은 예산을 투자하여 만든 시스템이 몇 년이 지난 후, 제대로 활용이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지속적인 현행화 작업을 수행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숱한 좌절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ERP 시스템

이처럼 한유진 반장은 시스템 기획부터 지속적인 유지·관리 단계까지 전 과정에 걸쳐 철저히 사용자의 관점에서 효율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실질적으로 업무에 적용했을 시, 투자 대비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가 2006년부터 ERP 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을 꾸준하게 언급했던 것도 바로 이러한 까닭에서였다.

당시 2006년에는 국내의 ERP 시스템은 대규모의 정보량을 충당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공기업 대부분은 보편적으로 외국산 ERP 시스템을 주로 사용했다. 하지만, 문제는 있었다. 부수적인 추가 비용이 계속 발생함에 따라 프로그램 현행화에 차질이 생겼고, 자연스레 제도와 절차의 변화에 따른 시스템의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서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어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다시 말해, 투자 대비 손실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기존의 ERP 시스템의 문제점은 막대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한 업데이트만 하여도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에 이르기까지 가격이 상당했죠.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시행 중인 정보화 시스템 지침의 권고 사항을 준수하고 있는 기관도 없었죠.”

처음 2006년경 ERP 시스템 도입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한 이후, 한유진 반장은 ERP 시스템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전사적 관점에서 정보시스템 체계 및 전략 계획을 수립하는 정보전략계획(ISP)을 근거로 2013년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였으나 이사회에서 반려되었고, 2016년 ERP 시스템의 도입 여부가 경영 평가의 중요 요소로 부각되어 재추진하기에 이르렀으나, 전담인력 투입의 어려움으로 끝내 좌절되고 말았다.

“그러다 2019년 BPR/ISP 컨설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ERP 전 과정의 프로세스를 설계하여 보고한 후, 그해의 6월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자그마치 15년이란 시간이 소요된 일이었죠. 그래도 결국 꾸준하게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설득한 과정 끝에 이루어낸 일이라 더욱 보람이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 과정에는 일일이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숨겨진 어려움이 존재했다. 투입 예산 확보는 당연하거니와 각 부서에서 전담인력을 차출하는 과정과 전사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임직원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을 끌어내는 등, 여러모로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유진 반장이 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효율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한국가스기술공사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그의 값진 노력은 4차 산업혁명을 맞은 지금, 업무의 방식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차세대 한국형 ERP 시스템으로 주목받으며 타 기관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끝으로, 그에게 추후 계획과 포부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가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공기업 최초로 정부지침을 준수하는 ERP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 및 완료하여 향후 ERP 시스템 고도화 및 신규 구축을 계획하고 있는 공공기관의 전산 담당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그렇게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1996년 전산 업무 담당자로 처음 입사해 열악한 근무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고군분투했던 지난 과정들이 설핏 비치는 듯했다.

15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몸소 부딪치며 얻어낸 결과물들을 기꺼이 공유하겠다는 의사를 내보일 정도로 전산 업무의 환경이 개선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 한유진 반장. 그가 걸어왔던 그간의 수고와 함께 2022년 1월, 성공적으로 K-ERP 시스템이 오픈될 수 있도록 앞으로의 노력에 깊은 존중과 끝없는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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