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7월 한국판 K-뉴딜 추진을 발표했다.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안전망 강화의 세 축에 2025년까지 약 160조에 이르는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해가는 세계 선도국가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이에 누구보다 빨리 대응하여 사업부문별 14개 과제를 도출하고 별도의 추진단을 만들었으며 세부 실행계획까지 수립하여 진행하고 있다. 그린 뉴딜 정책 과제는 친환경 에너지 공기업로의 전환이라는 한국가스기술공사의 중장기 전략과도 맞아 떨어진다. K-뉴딜 추진을 위해 한국가스기술공사가 할 수 있는 역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앞으로 펼쳐나갈 대응 전략에 대해 K-뉴딜 사업추진팀 김학은 팀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 보았다.
K-뉴딜 사업의 추진 현황과 과제
한국가스기술공사의 K-뉴딜 과제 도출과정은 다른 어떤 기관보다 신속했다. 7월 14일 정부에서 K-뉴딜 관련 종합대책이 발표되자마자 사업 본부별 워크샵을 진행했고 이를 통해 29개 아이템을 개발했다. 이후 8월 7일 전사 워크샵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총 14개 과제를 추려냈다. 9월 추진 팀을 만들었고 이 자리에 김학은 팀장이 들어와 실행 계획을 짜고 사업 개발, 실적 관리, 경영 평가 및 대 정부 대응을 맡았다. 숨 가쁘게 달려온 3개월여,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총 14개 사업 과제를 산업부와 기재부에 보고했고 이를 기반으로 전략 과제별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하여 추진 중에 있다.
한국가스기술공사가 이렇게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전사적으로 공사의 미래에 K-뉴딜 정책이 중요한 부분임을 자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의 전환은 한국가스기술공사의 중장기적 미래 전략과도 완벽하게 부합한다. 이중 한국가스기술공사가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K-뉴딜 사업 중 에너지 기술 솔루션을 제공하는 그린 뉴딜 친환경사업 부문이다.
그린 뉴딜의 두 가지 축,
수소사회 전환 촉진과
친환경 그린에너지 사업주도
“그린 뉴딜 추진 과제는 크게 두 축으로 볼 수 있어요. 첫 번째 축은 수소사회로의 전환에 대한 역할이죠. 최근 공사가 20개소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있는 것, 2개소의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는 것도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체계 구축’에 대한 과제 실행 결과입니다. 이외에도 그레이 수소에서 블루 수소로 전환을 촉진하는 CO2 포집 기술 접목, 수소를 원활하게 운송·저장하고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액화수소기술 등은 미래 수소사회 진입에서 꼭 갖춰야 할 기술입니다.
두 번째 큰 축은 역시 친환경 그린에너지 방향입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저탄소 에너지로의 전환은 누가 먼저 프레임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사업 주도권이 정해집니다. 도서 지역에 LNG를 공급하면 이것을 이용하여 친환경 LNG발전 또는 수소 연료전지 발전 등이 가능하겠죠? 화석 에너지를 탈피하여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전환해가는 중에서 현재 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가스 정제 및 에너지화 기술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기술들이 더욱 확장되어 폐플라스틱 등 폐자원에서 자원을 회수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도 발전시켜나갈 예정입니다.“
김학은 팀장은 이어서 버려지는 냉열을 활용하는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LNG는 초저온 상태의 물질인데 이를 공급할 때 많은 냉열이 버려진다. LNG 냉열 활용 인프라를 구축하여 냉동창고나 데이터 센터 등에 활용하는 것도 전략 과제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LNG 냉열 활용 사업은 단순히 냉열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소생산과 연료전지 발전, 그리고 공기 및 수소액화 등 여러 융합 사업이 가능하여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LNG 충전소 확대도 이미 추진 중인 과제다. LNG는 기존 CNG에 비해 연료 저장 및 충전효율이 좋기 때문에 장거리 운전해야 하는 트럭 등에 활용성이 높다. LNG 같은 경우는 충전소 구축이 하나의 문제인데 현재 수소와 맞물려 복합 충전소로 가는 추세여서 우리 공사도 이러한 복합충전소 구축사업에 강점이 있습니다.
디지털 뉴딜도 우리가 가야 할 방향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는 우리 생활 전반에서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그린 뉴딜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뉴딜 또한 전혀 새로운 것이라기보다 기존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추려 다시 정리한 것이라고 해석해야 한다. 우리는 현재 익숙한 정보화(Information) 사회에서 4차 산업혁명의 지능화(Intelligence) 사회로 전화되고 있다. 만약 이런 부분에서 뒤쳐진다면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스스로의 경쟁력이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한국형 ERP를 구축한다든지, AI와 드론을 매설배관 안전관리에 투입한다든지 디지털 기술 도입으로 업무를 혁신한다든지 하는 등 전략 과제를 통해서 지속적인 기술의 디지털화가 필요하다.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손끝 기술로 먹고 산다는 말도 많이 하는데 이러한 기술도 디지털화하고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여 혁신하여야 한다. 우리가 가만히 있어도 그런 시대는 오기 때문이다. 변해가는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기업의 경쟁력도 키워진다.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전략 과제는 안정망 강화 부분이다. 국민 참여형 수소충전소 운영체계 구축, 경쟁력을 확보한 기술 수출을 통해 일자리 창출, 수소산업을 위한 인력양성 및 광역 유지보수 인프라 구축이 그것이다. 변화하는 에너지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경쟁력을 확보하고 일자리 창출도 해가겠다는 것이 목표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은 KOGAS-Tech형 K-뉴딜을 통한 2030 중장기 지속성장 전략이다. 25년까지는 세부 과제를 실행하면서 정부정책과 보조를 맞춰 우리 공사만의 K-뉴딜 사업을 전개하고 이를 한국가스기술공사의 2030 중장기 경영전략에 연계하여 미래 전략을 실행해 나가야 한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업무를 확장해 추진하다 보면 기후 변화시대에서 탄소제로시대로 접어드는 미래에 친환경 에너지 기술과 사업을 선점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기업이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구성원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 참여해주길
사실 현재의 상황에서 2030년까지 로드맵을 그려 보면 어떤 부분은 역량 부족이라고 느껴지기도 하고 허상이라 느껴지는 부분도 당연히 있다. 가끔은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될 때도 있다. 그러나 한국가스기술공사에는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지식, 우리만의 실적이 있다.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비전을 공유하며 한 단계씩 앞서가면 소박할지는 모르지만 내실 있는 사업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행히 지난 3개월여 동안 첫 발은 잘 뗀 것 같다. 결국 실행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가 문제다. 모든 실무자들이 바쁘다. 수소충전소 구축만 해도 공사발주부터 설계, 인허가 까지 해결하는 등 어려운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바쁘다 해도 유기적인 조직이라면 미래 전략을 위해 앞으로 힘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구성원들이 한 마음으로 비전을 공유하고 사업 방향을 탐색하면 된다. 수동적으로 일해서는 안된다. 선제적으로 정책 활동을 하고 정부 정책자나 지자체 관리자들과 협의를 한다든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거나 새로운 사업에 투자를 유치하는 등 기획력을 발휘하여 사전에 선점할 수 있는 활동을 해야 한다. 지금도 무수한 뉴딜 과제들이 기획되고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선제적이고, 체계적으로 한국가스기술공사의 역할론을 강화하고 기획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미리 말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어떤 역량이 있는지 정부도 모르고 민간과 지자체도 알 수 없다. 이를 위해 중요해지는 것이 구성원들간의 비전을 공유하는 것과 우리의 역량을 대외 홍보하는 것이다.
마지막 당부 말씀을 부탁하자 김학은 팀장은 이렇게 말했다.
“결국은 가야 할 길이예요. 에너지 시장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할 만큼의 속도로 변화해가고 있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경쟁 상대들이 시장에 들어오고 있거든요. 예를 들자면 자동차를 만들던 기업들이 미래에너지 시장의 경쟁상대로 들어오는 상황인 거죠. 그 시장에서 정체되지 않고 성장해가자면 역량을 키우고 지혜를 모아야 해요. 우리공사의 K-뉴딜은 그 길을 차근차근 닦아나가는 과정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