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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기술愛
KOGAS-Tech Webzine

2020 VOL.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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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류의 탄생

슬기로운 집콕생활

홈족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낯설고 불편했던 새로운 패턴의 생활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 됐고, 외출을 자제하는 것을 넘어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다양한 방법들이 주목받고 있다. 물론 ‘나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나고 그들의 영향력이 커지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가 유행하기 훨씬 전부터다. 나에게 가장 안전하고 편한 곳, 집에서 보내는 시간과 집에서 즐기는 활동을 중요시 하는 문화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21세기 메가 트렌드이다.

‘제대로 쉬고 싶어서’
나는 홈족을 택했다

집이나 나만의 공간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며 여가와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 ‘홈족(Home+族)’이 새로운 형태의 경제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홈족이 경제주체로 부상하기 시작한 주요 배경으로는 1인 가구 증가를 들 수 있다. 2017년 통계청의 인구 총조사 자료에 의하면 1인 가구는 561만 8,677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28.6%에 이른다. 10명 중 3명이 1인 가구다. 최근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자식 세대, 자식과 따로 사는 독거노인, 결혼하지 않은 비혼자의 증가가 1인 가구의 비중이 늘어난 배경이다.
그렇다면 홈족들이 말하는 집에 머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론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그 첫 번째 이유는 ‘제대로 쉬고 싶어서’이다. 퇴근 후 친구를 만나서 저녁을 먹거나 영화를 보는 것도 ‘일’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인간관계를 위한 감정낭비에 지친 사람들은 집에서 혼자 즐기는 것이 진짜 자신을 위한 여가라고 생각한다.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집에서 많은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집에 가만히 있을 때 가장 마음이 편하기 때문에 라는 응답도 많았다. 최근 범죄나 몰래카메라 등의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점도 홈족 증가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집에서 모든 것을 즐긴다

이처럼 홈족들은 만날 사람이 없어서 혹은 지출을 줄이려고 집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즐기고, 휴식과 여가를 위한 소비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이들에게 집은 무릎이 튀어나온 트레이닝복을 입고 편안한 자세로 진정한 휴식이 가능한 곳이다. 눈치 볼 사람 없는 집이 최고의 힐링 장소라는 것이 홈족들의 생각.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주는 ‘소확행’의 장소가 바로 집이다.
인터넷TV로 드라마 정주행을 하고 최신 영화도 본다. 배달앱으로 TV에 나온 맛집에 1인분만 주문해 먹기도 한다. 쇼핑은 당연히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주문해 택배로 받아보고, 주식거래마저도 지점 방문 없이 비대면으로 가능하다.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은 SNS로도 충분하다.
운동도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한다. ‘홈트’는 홈트레이닝의 줄임말로 주로 동영상을 보며 운동을 따라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동영상 종류도 다양해서 신체 부위별로, 본인의 난이도에 맞춰 영상을 골라 볼 수 있다. 강사 방문신청을 통해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는 것도 집에서 운동하기 원하는 홈족들이 선택할 수 있는 운동 방법이다.
‘홈 뷰티’도 인기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전국의 만 20∼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9%가 ‘홈뷰티족’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홈 뷰티족들은 유튜브나 TV 프로그램, 포털사이트, SNS, 블로그 등을 통해 뷰티 정보를 얻으며, 간단한 마스크팩은 물론 천연·고급 화장품 그리고 각질 제거기·페이스 롤러·진동 클렌저·LED 마스크·목주름 관리기 같은 뷰티 디바이스를 구입해 스스로 피부를 관리한다.
혼밥, 혼술은 기본. 요즘은 더 나아가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서 먹어보는 ‘홈쿡’이 대세다. 평소 식사는 배달음식이나 가정간편식(HMR)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지만 레토르트 음식이 지겨워지면 식재료를 주문해 직접 만들어먹는 것이다.
가구와 각종 인테리어 소품을 이용해 집을 개성 있게 꾸미는 ‘홈퍼니싱’도 이유 있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집을 꾸미고 싶은 욕구도 커진 것이다. 침구나 카펫, 벽지, 조명, 가구 등 소품으로 예쁘게 꾸미는 것에서 나아가 집을 취미생활이나 운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꾸미는 홈퍼니싱 트렌드도 주목할 만하다. 홈족 중 대부분이 1인 가구다보니 집을 내 생활패턴에 맞춰 내 마음대로 꾸미는 데 제약이 없다.

혼자 잘 노는 것도 능력이다

인식도 바뀌었다. 과거 집돌이 혹은 집순이는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 활동적이지 못한 사람, 놀 줄 모르는 사람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아니다. 혼자 잘 노는 것도 능력으로 인정받는 이 시대는 집돌이, 집순이의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울릴 대상이 없어서가 아니라 개인의 행복을 다른 가치보다 높게 여기기에 스스로 택한, 혼자 즐기는 여가. 남들이 보기에는 무의미한 일이라도 그 속에서 행복을 찾는 현대인들 속에서, 홈족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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