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4,931km. 전국의 설치된 가스 배관의 길이다. 비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곳곳에서 편안하게 천연가스를 사용할 수 있다. 전국으로 뻗어 있는 공급 배관망 덕분이다. 천연가스를 이토록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하기까지 많은 이들의 노력과 열정이 뒷받침되었다. 한국가스기술공사 27년의 역사는 안정적인 에너지 기반 사회를 이룩해온 발자취다.
표준정비절차의 확립
1993년 한국가스기술공사에 입사한 정민구 처장 역시 회사의 발자취를 따라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며 함께 성장해왔다. 특히 입사 후 본사 기술부에서 선진화된 고급 정비기술 체계 마련을 위한 정비절차 표준화 업무를 담당했었는데, 그 일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회사가 설립 초기다 보니 경험을 기반으로 한 정비작업이 이루어졌어요. 그래서 이걸 좀 더 체계화하고 표준화할 수 있는 게 없을까 해서 선진화된 고급 정비기술 체계 마련을 위한 정비절차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 여러 번 수정 작업을 거치긴 했지만, 그 당시 제가 참여했던 표준정비절차서가 지금도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어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감사실을 비롯해 여러 지사에 근무하며 현장에서 활약해오던 그는 2018년 정비기술처장으로 부임하며 정비사업본부 내 14개 지사에서 수행하는 천연가스 설비 정비와 배관망 관리업무를 총괄하게 되었다. 정비기술처는 해외 생산국에서 수입한 액화천연가스를 저장 후 기화하여 전국으로 공급하는 생산설비, 또 생산설비에서 기화된 천연가스를 전국 수요처에 공급하는 공급관리소와 총 4,931km에 달하는 배관망이 최적의 상태가 될 수 있도록 안전하게 관리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우리 공사에서 보유한 특화기술인 굴착 없이 배관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ILI피깅1)과 공급 중단 없이 배관을 이설하거나 기기를 교체하는 핫태핑2)기술을 활용해 천연가스 배관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배관의 진단 및 상태 점검, 배관이설 및 플랜트 설비 교체 분야 등 해당 기술의 사업화를 통해 매출 증대와 국내외 시장진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 ILI(In Line Inspection)
인텔리전트 피그를 배관 내부에 투입하여 배관 내 유체(가스, 오일 등)의 흐름을
이용 배관 내부에서 피그를 진행시켜 배관의 전반적인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기술
2) 핫태핑(Hot Tapping and Plugging)
사용 중인 배관 및 저장 용기의 공급중단 없이 배관의 이설·분기·교체,
기기의 설치·교체 등 일반 플랜트 설비의 TIE-IN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Hot Tapping(천공)과 Plugging(차단)의 2가지 주요 공정으로 구성된 기술
에너지 전환기 천연가스의 역할
지구온난화와 함께 에너지 고갈 등의 문제를 겪으며 세계는 에너지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정민구 처장은 국내 전력수급이 천연가스 발전 위주로 재편성되면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감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한 초안이 공개되었는데, 친환경 발전확대를 위해 2034년까지 30기의 석탄발전소를 24기의 천연가스 발전소로 전환하는 계획이 수립되었습니다. 이러한 계획은 온실효과와 미세먼지 감축에 크게 기여하고 나아가 국민의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에 필수적인 에너지로써 한 축을 담당할 것입니다.”
정 처장은 21세기는 저탄소 사회로 가기 위해 화석에너지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되는 에너지 전환기라고 볼 수 있으며, 특히 수소산업이 크게 발전해 다양한 분야에서 수소에너지가 활용되고 있다고 말한다. 천연가스는 이런 수소 생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천연가스를 이용한 수소개질 방식은 전국의 생산기지와 천연가스 공급망을 활용한다면 수요처와의 접근성에 큰 강점이 있어 앞으로도 천연가스와 관련 기술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천연가스는 에너지전환기의 청정하고 효율 좋은 전기와 열에너지의 생산수단이며 수소 사회를 앞당기는 최적의 에너지원으로써 인류의 문명변화를 이끌어낼 뿐만 아니라 변화된 세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빅데이터 드론을 접목한 정비기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정비기술처에서도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정비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장정비 및 예측정비기술, 스마트 관로검사 시스템, 드론을 활용한 관로검사, VR 기반 정비교육용 시뮬레이터 등이 개발되고 있다.
“고장정비 및 예측기술은 기존에 수기로 작성되던 천연가스설비 예방점검과 정비 이력, 점검결과를 빅데이터화하고 추이 분석을 통해 설비고장을 사전에 진단할 수 있도록 하는 전산시스템입니다.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면 설비고장시기 예측, 부품 교체 일정 등을 자동으로 분석해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예측정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관로검사 시스템은 휴대 가능한 태블릿 PC를 활용하여 언제 어디서나 전국 배관망의 주변 상황을 공유하고 관로 검사 업무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해 관로 검사 업무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것이다.
차량을 이용해 진행되는 관로검사 특성상 관측이 어려웠던 차량진입 불가 지역, 비가시권 지역 등 취약지역의 경우에는 드론을 활용해 관로검사를 진행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드론을 활용한 관로검사 기술이 도입되면 드론 스스로가 취약지역을 자율 비행하고 굴착공사 현장에 안내 및 경고방송을 함으로써 천연가스의 배관망 관리의 과학화는 물론 배관망 손상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개발을 추진 중인 가상현실(VR)기반 정비 교육용 시뮬레이터는 천연가스 핵심설비 위주로 설비의 특성, 분해정비절차, 고장조치방법 등을 가상현실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천연가스 설비의 분해부터 조립까지 정비 전 과정을 가상현실과 3D 애니메이션으로 동시에 구현함으로써 교육의 재미를 높이고, 초보자도 설비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어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함께 만드는
세계 일류 에너지기업
한국가스기술공사의 역사와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정민구 처장. 함께 일하고 있는 정비기술처의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묻자 ‘우리 공사의 가장 큰 자산은 직원들이며 우리가 가진 최고의 기술력이라고 생각한다’며 ‘개인 시간을 할애해 최선을 다해주고 있는 것에 매우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당부를 전한다. “현재 우리 부서 직원의 대부분은 천연가스 설비 정비업무가 완벽하게 수행되도록 현장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현장에 투입되어야 합니다. 현장 투입 시 부족함 없이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기 계발과 노력이 필요하며, 현재 수행하고 있는 자기 업무에 만족하지 않고 주변 동료들의 업무에도 관심을 기울여 본인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찾아서 보완하고 개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어려운 상황인 만큼 미래 지향적이고 창의적인 사고와 도전적 목표의식을 갖고 부서원 전체가 협력과 배려를 통해 협심해 주길 바랍니다.”
정민구 처장은 천연가스는 누설 시 대형사고의 위험이 존재하는 만큼 철저한 확인과 점검을 통해 국민의 안전이 확보되도록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단단한 각오도 함께 전한다. 또한, 한국가스기술공사의 지속적인 발전과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인재육성으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실행력을 높이는 데 앞장서겠다고 이야기한다. “천연가스 설비분야에 대한 정비전문 기업으로는 우리 공사가 세계에서 유일합니다. 우리 공사가 확보한 천연가스설비 정비 경험과 기술경쟁력을 발판으로 유사 정비시장 진출 및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세계 일류 에너지 기술기업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